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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니먼, 『좌파는 워크가 아니다』: 보편의 부재가 빚어낸 현상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여기, 분노와 절망을 넘어 깊은 연대로의 회복을 꾀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왼쪽에 선다”는 것의 의미를 망각한 시대에 건네는 강렬하고도 도발적인 비평과 성찰을 담은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이다. 이 시대 가장 중요한 목소리 중 하나이자 신중하고 원칙적인 좌파 사상가라 평가받는 도덕철학자 수전 니먼이 빼앗긴 ‘좌파’라는 단어를 되찾아 오기 위한 여정으로 독자를 이끈다. 이 책은 철학서이다.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모든 혼동과 뒤엉킴은 철학을 통해 풀어낼 수저자수전 니먼출판생각의힘출판일2024.04.25  최근 디즈니 실사화 영화들이 개봉하면 꼭 “원작의 감동을 과도한 PC주의가 망가트렸다”는 평을 많이 보인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자체가 진짜 원작의 잔혹한 메시지를 과도한 상업성으로 덮어버.. 2025. 4. 7.
박준영, 『반도체를 사랑한 남자』: 기술과 노동 유연화에 대한 다른 상상 반도체를 사랑한 남자이 책은 문화인류학자의 시선으로 엮은 삼성전자 반도체의 혁신·성장의 과정이자 그 현장에서 땀 흘렸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반도체 불모지이자 국민소득 2천 달러 수준이던 1980년대 초 ‘경영진의 결단’으로 선진국에서나 가능하다는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은 세계 일류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본격적인 사업 시작 10여 년 만에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했다. 그 과정에 1988년 삼성반도체통신에 입사해 2023저자박준영출판북루덴스출판일2023.09.05   『반도체를 사랑한 남자』는 내가 잠시 몸담았던 산업군의 옛날 이야기고 현재의 이야기 때문에 중간중간 킥킥대면서, 때로는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어서 안쓰럽다는 생각도 하면서 읽었다.  저자는 .. 2025. 4. 5.
박형서, 『낭만주의』: 투명하게 표현되는 SF 소설 낭만주의현실보다 정교한 설정, 우주만큼 무한한 상상력 소설 실험가 박형서가 생에 바치는 기발하고 애잔한 세레나데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날렵한 유머 감각으로 삶의 비극을 흥미롭게 이야기하는 ‘농담의 악마’ 박형서의 다섯번째 소설집 『낭만주의』가 출간되었다. 소설쓰기라는 행위에 어떤 한계도 설정하기를 거부하면서 ‘비슷한 가짜’가 아닌 ‘진짜’ 소설을 쓰기 위해 실험을 거듭해온 작가는 2014년 여름부터 2017년 봄 사이에 발표한 이 6편의 중단편으로 자신 저자박형서출판문학동네출판일2018.07.11   문학은 잘 모르는 분야라 박형서의 단편소설을 모은 『낭만주의』는 비평을 먼저 읽고 나서 폈다. SF의 계보를 추적하면, SF는 과학적 요소가 ‘인지적 낯설게하기’를 수단으로 쓰이는 SF와 과학적 ‘인지의 확장.. 2025. 3. 1.
피에르 다르도, 크리스티앙 라발 외, 『내전, 대중혐오, 법치: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신자유주의의 종말은 왔는가? 내전, 대중 혐오, 법치세계를 덮쳤고, 또다시 신자유주의 체제 종식에 관한 말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과연 신자유주의는 끝났는가? ‘포스트 신자유주의’라는 말마저 식상한 것이 되어버린 지금, 여기에 단호히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다. 『내전, 대중 혐오, 법치』를 쓴 네 명의 저자들이다. 신자유주의를 푸코의 통치성 관점에서 분석하여 “모든 종류의 평등 요구를 무력화하려는 기획”으로 바라본 저자들은, 이 폭력적인 체제의 특성을 ‘내전’이라는 키워드로 요약한다. 신자유주의는저자피에르 다르도, 크리스티앙 라발, 피에르 소베트르, 오 게강출판원더박스출판일2024.02.29  책을 아예 안 읽은 사람보다, 책 한 권 읽은 사람이 더 무섭다. 하이에크를 존경한다던 검사 출신의 지배자는 뉴라이트라 불리는.. 2025. 2. 9.
앤절라 네이글, 『인싸를 죽여라』: 표현의 자유란 이름의 패륜 인싸를 죽여라‘새로운 공론장’이 될 거라던 인터넷은 점점 더 ‘디스토피아’에 가까워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인터넷의 한구석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의 문제’로 여겨졌던 증오와 폭력의 언어는 2022년 대선을 앞둔 지금 제1야당 대선후보의 입을 통해 ‘정책’과 ‘목표’로 발화되고 있다. 우리는 혐오의 정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았으며 얼마든지 또다시 실제 권력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를 통해 목격했다. 2021년 퇴임 이후에도저자앤절라 네이글출판오월의봄출판일2022.02.21 패륜의 정치학  어느 시네마톡 행사에서 본 영화 블링링>은 너무나 충격이었다. 사회적 일탈을 이해하는데 있어 주인공의 불우한 유년시절이나 인간성의 상실의 계기가 되는 사연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런 계.. 2025. 2. 5.
김영란, 『판결 너머 자유』: 우리 사회는 분열사회에서 공존사회로 이행하고 있는가 판결 너머 자유  롤스가 꿈꾸던 다원주의의 토대: 중첩적 합의와 기본적 자유들  극단적인 대결 사회는 어떻게 극복될 수 있는가? 우리는 정의로운 다원주의 사회로 어떻게 이행할 수 있는가? 김영란 전 대법관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롤스의 『정의론』과 『정치적 자유주의』를 가져온다. 『정의론』은 선험적(transcendental)이면서도 이성적인 사회계약의 내용을 구축하기 위한 시도다. 그가 ‘무지의 베일’에서 합의될 수 정의의 내용의 원칙은 위계 없는 기본적 자유(들)의 체계를 모두가 평등하게 누려야 한다는 것,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의 원칙이 되는 공정하고 균등한 기회균등과 최소 수혜자의 최대 이익이다.   『정치적 자유주의』는 어떻게 사회계약을 존속시키면서도 안정적인 다원주의 사회를 구축할 수 있는가의.. 2025. 1. 4.